결혼 후 늘 이야기 했던 말
'우리 집엔 소파가 있으면 안 된다.'
소파가 있더라도 거실에 소파와 테이블을 놓고도 거실이 넓단 생각이 들어야 소파를 놓을 수 있다 말했다. 거의 놓을 생각이 없다는 말과 비슷하다.
소파와 함께 있으면 안되는 것 중 하나는 TV였다.
독립하여 생활할 때 부터 TV 없이 사는 것에 익숙한 나는 자연스럽게 TV 구입에 대한 생각은 배제 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정말 놓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던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다. 어느 날 남편과 여행을 가 머물렀던 숙소에 TV가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오늘 여행은 어땠는지, 내일 뭘 볼 건지, 현실에 돌아가면 이렇게 생활하고 싶다는 둥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을텐데 그 숙소에 머무는 2일 동안 우리는 숙소에만 돌아 오면 리모컨을 놓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 집엔 소파와 TV가 없다.
하지만 우리에겐 고양이가 있고 거실의 일 부분은 TV와 TV장, 선반이 아닌 캣워커를 설치했다.
거실엔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는데 그 곳은 우리가 밥을 먹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하는 공간이다. 그 곳에 앉으면 고양이들이 캣워커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종종 밥을 먹다가도 고양이들의 움직임을 보고 귀여움에 몸서리 치기도 한다.
'오빠, 쟤 봐봐 귀여워'
그리고 굳이 중문을 달지 않았다. 우리 집 평수 이하의 집에선 중문을 달았을 때 현관 문이 꽤나 답답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관도 좁은 편이라 중문이 놓였을 때 신발 신고, 벗는데 꽤 불편함이 많을 것 같단 생각에 중문이 아닌 가벽을 세우고 신발장을 놓았다.
(가벽 세우고, 신발장 만들어 준 남편 고마워)
좁아 보이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가벽에 원을 뚫었다.
종종 저 원을 사이로 캣워커에 누은 고양이들과 인사하며 집을 나서기도 한다.
현관과 캣워크가 있는 벽을 등지고 돌아 보면 우리가 밥 먹고, 커피 마시는 테이블이 보인다. 지금은 또 추워진 날씨에 식물들이 안으로 들어와 바뀐 모습이지만 늘 비워두려 애를 쓴다.
실제로 소파와 TV 없이 생활하다 보니 저 테이블 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소파일 경우 퍼질 수 있는데 딱딱한 의자라 그런지 퍼지지 않고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우리 부부는 침대에 누웠을 때 넷플릭스를 보며 잠을 청하느라 말수가 많이 줄어드는 편이다.
먼 미래에 60평 이상의 집을 마련하게 된다면 소파를 놓을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알 순 없지만 60평 이상의 집은 꿈과 같은 집이니 지금의 집에 만족하며 남편과 오붓하게 대화하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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