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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청양 고추를 수확하는 날이다.
깻잎, 상추와 대파는 아무 생각 없이 먹은 것 같은데 청양 고추를 수확하려 하니 괜히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 꽃이 피고, 꽃이 진 뒤 그 자리에 열매 맺히는 과정을 지켜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고추 넣을 타이밍 맞추어 부엌에서는 요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베란다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보글보글 소리가 귀에 크게 들리기 시작하자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보이는 청양 고추 세 개를 잘랐다.
세 개를 잘랐지만 여섯 모종을 심었기 때문에 여전히 자라고 있는 고추들이 베란다에 남아 있다. 이렇게 자르고도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먹지 않아도 배부른 기분이다.
마트에서 구매해 온 두부를 통 안에서 가지런히 잘라내고,
잘 끓고 있는 김치찌개에 두부를 퐁당 빠트렸다.
두부를 넣은 뒤 고추도 가위로 숭덩 숭덩 잘라 김치찌개 위로 뿌려주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바로 김치찌개(돼지찌개 ; 사실 김치보다 돼지고기를 더 많이 넣어 우리 집에선 돼지찌개라 부른다).
김치를 즐겨 먹지 않는 우리는 김치를 깨끗하게 비우는 법이 없는데 남은 김치가 익기 시작하면 익도록 내버려 둔다. 그리고 제대로 익으면 늘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는데 그 날이 바로 오늘.
마침 청양 고추도 알맞은 크기로 자라 직접 키운 청양 고추와 함께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으니 기쁘다.
남편이 퇴근하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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