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분에 있을 때 성장이 느려 뿌리를 다듬어주고 큰 화분으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몇 달 동안 조용하던 몬스테라가 드디어 새 잎을 내고 있다. 2년 넘게 함께 한 식물이기에 새 잎은 수도 없이 봤지만 새 잎을 낼 때마다 즐거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2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기에 준비하고 있는 새 잎의 크기도 어마어마했다.
운이 좋게도(?) 집 안에서 카메라를 들고 촬영할 일이 많았다.
그 동안 식물들은 폰으로만 담았지 카메라로 제대로 담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몬스테라 새 잎 나는 과정을 담아보자'싶어 변화가 보일 때마다 카메라를 들었다.
몇 달동안 조용할 땐 그렇게 꿈쩍하지 않더니 새 잎을 내어주고 난 이후로는 이틀마다 새롭다.
새 잎의 무게가 꽤 많이 나가는지 잎을 펼치던 중 박쥐란에 잠시 기대어 쉬는 모습을 발견했다.
머리가 커서 슬픈 식물인가..
이제는 몬스테라 나눔 그만하고 키를 올려 볼까 했는데
몬스테라 델리시오사는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에 비하면 벽을 타기보다 옆으로 퍼지는데 힘을 더 쓴다고 한다. 몬스테라 델리시오사와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의 구분 법은 잎 아래 줄기에 있는 주름 유무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새 잎 내어주는 것 고마운것도 잠시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키우고 싶단 생각이나 하고 미안해.
약 일주일이 지나자 마지막 사진과 같이 잎을 펼쳐주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아직은 여린 잎을 함부로 쓰다듬어서도 안된다.
몬스테라를 처음 키우는 사람이라면 여린 새 잎이 나올 때부터 내 손으로 말린 잎을 펼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진한 녹색을 띤 튼튼한 잎에 비해 연녹색을 띤 새 잎은 작은 힘에도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진녹색이 되기 전까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분무기 한 번 더 뿌려주는 것이 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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