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는 아무 문제없이 자라고 있었지만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더 추워지기 전 흙갈이를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갈이는 알아도 흙갈이는 뭐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흙갈이의 사전적인 뜻을 찾아보면 토질을 북돋우거나 개량하기 위하여 다른 곳에서 흙을 파다가 논밭에 옮기는 일을 말한다. 이처럼 식물 등이 자라지 않으면 흙에 영양분이 더 이상 없다고 판단하고 영양분이 있는 새로운 흙으로 옮겨주어야 한다.
또 우리가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흙은 오래 사용할수록 흙이 단단해져 배수도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게 된다. 배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식물 성장에 많은 방해를 하기 때문에 화분 크기를 키우는 분갈이는 하지 않더라도 흙갈이는 종종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몬스테라는 뿌리가 화분 크기에 맞추어 뿌리를 어마어마하게 내리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흙갈이와 함께 종종 뿌리 정리를 해주곤 한다. 기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분 벽을 타고 단단하게 뿌리가 올라오는 것을 보니 아래에 뿌리 지옥이겠다 싶어 마음을 굳게 먹고 화분을 분갈이 매트 위로 옮겼다.
화분 벽을 감싸며 뿌리가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화분에서 몬스테라를 꺼내는 일도 보통이 아니었다. 위에서부터 손으로 흙을 긁어내고 잔뿌리를 정리하며 벽에 붙어 있는 뿌리들을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이후 꺼낼 수 있는 조짐이 보이자 마치 아서왕이 칼을 뽑듯 몬스테라를 뽑아 들었다.
몇 십분 뿌리 정리만 했다.
아무리 몬스터라는 별명이 있는 몬스테라지만 뿌리를 싹뚝 자를 만큼의 강심장은 아니기에(3년 넘게 키운 몬스테라니 애정이 강해 조심스럽게 다룰 수밖에 없다) 인형 머리를 손으로 빗어주듯 잔뿌리를 빗어가며 흙을 털었고 그중 얇은 뿌리들은 손으로 툭툭 떼어냈다.
보통 흙갈이와 분갈이를 할 때 뿌리가 예민한 식물과 나무들은 뿌리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만져야하지만 몬스테라는 애정이 강한 것치곤 터프하게 다루는 편이다.
그렇게 한참 뿌리 정리를 하고 화분을 옮겨주었다.
오히려 뿌리 정리를 하고 나니 원래 화분보다 작은 화분에도 무리 없이 담겼다. 분갈이를 하려 한 건 아니지만 의도치 않게 분갈이까지 진행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새 잎을 내주었으면 했는데 조금씩 추워지는 중에 뿌리 정리까지 했으니 당분간은 또 새 잎 소식이 없을 듯 하다. 이렇게 또 내년이 올 수 있지만 내년까지도 건강하게 함께 잘 지내보자.
나의 몬스테라 이야기
'pla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단소니에 수태봉을 선물했다. (6) | 2020.11.05 |
---|---|
얼룩자주달개비 | 제브리나 | 모르는 식물 검색은? 네이버 스마트렌즈 (5) | 2020.10.15 |
식물을 좋아하니 선물로 식물을 받는다 / 연필 선인장 (5) | 2020.09.14 |
베란다 텃밭에서 따 온 깻잎 (10) | 2020.09.02 |
삼각잎 아카시아 살릴 수 있을까? (feat. 흙갈이) (7) | 2020.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