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몬스테라 아단소니 가지치기 후 수경 재배를 시도했다. 물속에 있을 때 잘 자라던 아이들이 화분에 옮긴 뒤 3월의 꽃샘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잎이 시들해졌다. 4월이 된 지금도 여전히 일교차가 심해 어느 장단에 맞추어 식물의 컨디션을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시들해진 잎을 하나 둘 뜯어 냈고 회복 가능한 아이는 다시 물꽂이를 시작했다. 물 속에 있으면 느리게 성장하는데 어찌 시들해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교차는 심하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물이 부족해서 시들해졌을지도 모르겠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니 내가 그동안 소홀 했던 행동들이 생각났다.
여린 잎에 상처는 있지만 작은 새 잎이라도 내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어찌나 안타깝고 고마운지 모른다.
그중, 시들해진 잎을 다 떼어내자 남은 잎 조차 없던 줄기를 보고는 도전 정신이 생겼다. 짧게 난 기근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줄기를 그대로 화병에 물과 함께 담아두었다.
그러고 보름이 지나자 뿌리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짧게 뻗어 있던 기근에 새로운 잔 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디마다 잘라 수경 재배를 해도 모든 기근에서 잔뿌리가 나올 것만 같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어린 시절 과학 시간이 절로 떠오른다. 혹은 슬기로운 생활. 요즘 아이들도 슬기로운 생활을 배우려나.
날이 따뜻해진 줄만 알고 이리 저리 분갈이하고 흙갈이 했던 것이 내심 미안해졌다. 그래도 수경재배에 성공하니 뿌듯하네.
사실 이 줄기도 반으로 나눈 줄기인데 남은 줄기는 화분에 심었다. 흙에 내다 꽂다시피 꽂아두었는데 수경 재배보다 확실히 빠르게 반응이 온다.
줄기 수경 재배와 줄기 (흙에) 심기 결과는
다음에.
날이 따뜻해져 식물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눈에 보이자 나도 부지런해졌다. 다시 식물 일기를 자주 쓸 수 있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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