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 우리는 3대째 식물을 키우고 있다.
3대라는 말을 쓰니 가업을 물려 받는 것 같지만 작은 취미 하나가 이어져 오고 있다.
어린 시절 매일 화단에서 지내는 할머니가 그저 신기하기만 했는데 요즘 틈만 나면 베란다에서 지내는 내 모습을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지난 주말엔 엄마가 뿌리 나눔을 해주었다.
뿌리를 비닐 봉지에 담아 오며 그 날 분갈이를 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 때 할머니와 함께 와서는 내가 분갈이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식물 대화는 언제나 즐겁다.
할머니는 세라믹 화분을 좋아하고, 나는 토분을 좋아한다.
이 식물은 어디서 샀고, 얼마 주고 샀냐. 저기 꽃 집 가니까 흙을 얼마에 얼마 하더라.
손이 큰 엄마는 셀렘 한 뿌리,
테이블 야자 두 뿌리를 챙겨왔다.
테이블 야자 중 큰 뿌리 하나는 화분이 현재 마땅치 않아
수경 재배를 하기로 결정하고는 화장실 한편에 놔두었다.
화장실에 놔두니 남편이 화장실 들어갈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흥얼거렸다.
이런 맛에 식물 배치 신경 씁니다.
셀렘은 원래 몬스테라가 담겨 있던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물론 몬스테라를 뽑아내고 나서 화분 세척 한 번 해주고.
테이블 야자 중 뿌리가 작은 아이는 작은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어디에 놔둘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오늘 아침 화분 위치가 정해졌다.
바로 안방.
안방에는 식물 없이 지내고 있어 차분한 느낌이었다면 작은 테이블 야자 하나로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다.
이 작은 화분은 화분 밑구멍이 없어 물 조절을 꽤 잘해줘야겠지만 실내에 들여놓기는 좋다.
예전엔 몬스테라 가지 치기 후 본가에 선물했는데 이번엔 내가 식물을 받았다.
식물 품앗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 주변에 식물 친구가 또 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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