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만 있는 우리 집에 인테리어 요소가 가장 많이 들어간 곳을 꼽으라면 거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캣 워커.
이사 초기 아이들(고양이 둘)도 작아 적은 몸무게였으니 석고 보드에도 충분히 고정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둘째가 성묘가 되면서 우리의 생각이 틀렸음을 눈치챘지만 모르는 척하고 몇 번 넘어갔다. 하지만 이제 모르는 척 하기엔 아이들이 위험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흔들거리는 캣 워커만 분리시키기로 했다.
아무래도 첫째, 둘째가 친해지면서 함께 캣 워커에서 술레 잡기를 우다다 한 것도 한 몫했겠지?
분리시키는 순간 벽이 엉망이 될 것을 예감했다.
덜렁거리긴 했지만 나름 고정하기 위해 T자 못을 박은 것이 이상하게 안 빠져 힘을 썼더니(여기서 그만뒀어야 했는데) 석고 보드 가루가 우두둑 떨어진 것이다.
석고 보드 가루가 박쥐란 위로 우두뚝 떨어졌고 잠시 몇 초간 절망의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금세 '아 맞다! 포스터!'가 생각났고 벽 구멍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힘겹게 벽에 붙어 있던 캣워커는 모두 분리시켜 벽에서 떼어 내고 그 자리에 달력 포스터를 붙였다. 2021년 달력이라 해가 지나가면 포스터를 떼어내야 하겠지만 또 다른 포스터와 엽서들로 벽을 꾸밀 생각이다.
한쪽 벽에 캣 워커가 고정되어 있어 집 태기를 느끼고 있었는데 오히려 잘 된 일인 듯싶다.
포스터 하나만으로 거실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평소에도 가구 배치를 자주 바꾸며 집을 새로운 분위기로 연출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크게 옮기진 않아도 작은 화분 하나만 위치를 바꾸어도 분위기는 달라진다.
캣 워커 위에서 잠들어 있는 우리 둘째.
너희만 좋으면 됐다.. 다음엔 캣워커 말고 엄마가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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