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 일기

난소 기형종 일기 (3) - 입원 준비물 챙기기, 입원 완료

빛나는 바다 2022. 1. 13. 18:51
반응형

난소 일기 (2) - 입원 준비가 의미 있길 바라며 입원 준비물 및 코로나19 검사

난소 일기 (1) - 물혹이길 아랫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작년 말 신경 쓸 일이 많아 불규칙적으로 생활했기에 '살쪘나?'싶었지만 점점 딱딱해져 걱정되기 시작했다. 여자 / 아랫배 / 땅땅 / 땡땡 /

yeseulh.tistory.com



전날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 음성 확인서가 오전 8시 55분경 도착했다.

대부분의 안내 문자는 오전 10시 쯤 도착한다고 안내받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놀랐다. 일단 음성 확인을 받았으니 이제 입원만 하면 되는데 점심이 되어도 연락이 없어 먼저 연락하니 진료를 받는 동안 의사소통에 오류가 있었나 보다.

검사 결과 들으러 오세요 / 입원 준비해 오세요 둘 다 전화 준다 하셨는데 별 다른 연락이 없으면 입원 준비라 말씀하셔서 '무슨 말인가? 내가 기억을 잘못한 건가?' 싶었지만 입원 준비해 오라는 말에 안도의 한숨일 쉬며 재빨리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 오전에 챙기던 입원 준비물을 마저 챙기기 시작했다.



귀에 꽂혀 있던 여러 피어싱을 분리한 뒤
병원에서 나누어 준 준비물 외에도 챙겨야 할 것이 있을까? 하고 열심히 검색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시 친절해.
저도 그 마음 본받아 공유드릴게요.


먼저 팬티형 생리대, 탄력스타킹,
세면도구, 슬리퍼, 각티슈, 수건, 빨대 있는 물통,
물컵, 수저는 병원에서 챙겨라 한 준비물.

추가로 챙긴 준비물
1. 물통 + 꺾이는 빨대
병원에서는 빨대 있는 물통이라 말했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꺾이는 빨대여야 한다. 배 쪽을 열어보는 수술인 만큼 누웠다 일어날 때에도 배에 복통을 느낄 수 있는데 꺾이지 않는 빨대의 경우 몸을 일으켜 마셔야 해서 그 사이에도 복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꼭 '꺾이는' 빨대를 챙겨야 한다 했다.

2. 물티슈, 마이비데
수술 후 입원하는 동안 몸이 불편하니 제대로 씻지 못하니 물티슈를 사용하여 찝찝한 부분을 닦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병원 내가 건조하여 촉촉함을 유지하기 위해 얼굴 주변에 물티슈로 톡톡 수분을 충전해주었다고 했다. 또 마이비데의 경우 아래로 하혈할 수 있는데 일반 물티슈의 경우 화장실 변기에 버리지 못하지만 마이비데의 경우 안심하고 화장실에 버릴 수 있어 마이비데 챙기는 것을 꼭 추천했다. 난소 관련 수술에서 마이비데를 추천 안 하는 곳은 본 적 없는 듯하다.

3. 가그린
가그린 역시 물티슈, 마이비데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치약 칫솔을 분명 챙기지만 몸이 성치 못할 땐 칫솔질도 귀찮을 수 있다. 아니 힘들어서 못 할 수 있다. 그럴 때 간단하게 가글로 입 안의 상쾌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가그린을 챙기면 편리하다 했다.

4. 담요, 핫팩
수술 직후 몸이 매우 춥다고 한다. 수면 양말까지 추천받았지만 오늘 마트를 방문했을 때 수면 양말은 보이지 않아 일반 양말보다 도톰한 양말을 챙겼고 담요와 핫팩을 함께 챙겼다. 아플 때 추운 것만큼 서러운 게 없지..

5. 마스크
시국이 시국인지라

6. 모자
수술 후 머리를 제대로 감지 못하는데 퇴원할 때 필수템이라나 (아주 좋아)



다 챙긴 뒤 진료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 사진은 이리저리 준비물 챙기고 있는 날 바라보는 우리 집 둘째.

고작 3-4일 입원하지만 외부 음식이 그리울 것 같아 마트에서 같이 구매한 초밥을 먹은 뒤 병원에 도착했다. 진료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원무과에서 병실에 대해 안내해주셨다.




다인실 먼저 말씀하셔서 조심스럽게 두 입원실의 금액 차이를 여쭈어 봤더니 1인실은 18만 원 다인실은 무료라는 말에 '차이가 심하네..' 속으로 생각하다 '과연 내가 다인실에 적응할 수 있을까(오랜 기간 자취하며 혼자만의 영역을 만들어온지라)' 여러 번 고민하다 낮은 금액의 실비를 들었으니 며칠 안 있는 거 다인실 쓰자 싶어 다인실로 결정 -



이후 담당 의사 선생님께 들은
나의 병명은 난소 기형종이었다.
원인과 기형종의 원인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건 없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뭘 잘 못 먹었거나 잘 못 해서 생긴 병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했고 이후 식이 요법도 따로 정해진 건 없다 했다. 이렇게 들으니 더 억울한 병인 것 같은데 난소암 수치가 정상이라니 이 말보다 더 다행인 건 어디 있겠나 -


1월 5일 타병원 초음파 사진



다만 조금 충격적인
타 병원에서 진료했을 때 그리고 화명 일신 기독병원에서 초음파로 확인했을 때에도 난소 한쪽에 혹이 12cm라 했는데 정밀 검사를 받고 나니 양쪽에 하나씩 13cm, 8cm의 혹이 보인다 했다. 워낙 커서 두 개가 겹쳐지면서 하나의 큰 혹으로 보였던 것 같다 말씀하셨다.

굉장히 덤덤하게 말씀하셨지만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그래도 한 번 열었을 때 두 개의 혹 모두 제거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며 안심시켜주셨다.




그리고 여동생이 챙겨 준 귀엽고 따뜻한 실내화와 함께 며칠 동안 지낼 병실을 정리했다.




입원 준비로 초밥까지 든든하게 먹고 와서인지 입맛은 별로 없었지만 9시 이후부터 내일 수술을 위한 관장을 시작한다고 하니 그전에 조금이라도 먹어두자 싶어 미역국을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 물까지 금식이라고 하니 괜히 먹고 싶은 물도 챙겨 먹고,


병원에서 수술 전 읽어 보라고 나누어주신 안내문을 읽은 뒤 노트북을 열어 기록하고 있다. 뭔가 하루하루 기록하지 않으면 나중에 까먹을 것 같단 생각에.. 그리고 내일 오전에 수술을 하면 정신이 없어 이런 글을 쓸 시간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 그리고 다인실이라는 말에 급하게 남동생에게 빌려 달라고 조른 에어팟까지.

 

다인실에선 이어폰 필수입니다. 여러분.

지금 신나는 음악 들으면서 포스팅하고 있거든요 - 난소암 아니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포스팅을 마무리!

수술 후 경과도 천천히 기록해볼게요. 저는 지금 배꼽 청소하러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