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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집엔 산신령이 사는 게 분명해

빛나는 바다 2020. 7. 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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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면 '나 식물 좀 키운다'하고 주름잡는 편이지만 엄마 집에 가면 마치 번데기 앞에 주름잡는 모습이 되어버린다. 이상하게 같은 식물을 키워도 엄마 베란다에선 더 잘 자라는 이유는 뭘까? 기분 탓일까?

 

 

할머니와 엄마가 가꾼 베란다 정원

본가에 들를 때면 꼭 베란다를 한 번 훑는다. 이 루틴도 내가 식물을 키우기 전엔 하지 않았던 행동인데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니 나의 식물 메이트(할머니와 엄마)의 베란다 정원 안부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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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할머니가 함께 가꾸는 베란다 정원을 보면 같은 환경(남향, 베란다, 창) 임에도 불구하고 더 풍성해 보인다.

 

 

 

우리 집의 제나두만 봤을 땐 '새 잎도 나고 있고, 잘 자라고 있는데 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엄마 집 제나두를 보면 그 생각이 쏙 들어간다.

 

그리니피 설명에 의하면 제나두는 광택이 나는 짙은 초록색 잎이 싱그럽고, 생명력이 강해서 식물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번식력도 좋아서 씩씩하게 올라오는 새잎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일단 광택이 나는 싱그러움을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하다.)

 

 

 

엄마의 베란다 정원 - 제나두는

가지치기를 열심히 한 결과 뿌리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무 모습을 한 뿌리를 뚫고 새 잎이 나고 있다. 생명력이 강하다는 말이 맞음을 이 모습을 보고는 깨달았다. 삭발도 이런 삭발이 없는데 어떻게 이 척박한 환경에서 새 잎을 낸단 말인가?

 

 

 

그렇게 난 새 잎들은 광택이 돌다 못해 아주 물광 피부 같아 '어떤 화장품 써?'라고 묻고 싶을 정도이다.

 

 

 

잎의 크기는 얼마나 큰지

제나두가 아니라 호프 셀렘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제나두 너의 이름은 philodendron xanadu

제나두 philodendron xanadu 엄마에게 카톡으로 날아온 사진 한 장으로 우리 집에 도착한 제나두. (사실 글을 쓰기 직전까지도 셀렘이 정식명인 줄 알았다) 어느 주말, 엄마는 대청소와 함께 베란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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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제나두 심어 제나두가 난 것인데 어떻게 내 제나두는 이렇게 작을까.

 

 

 

엄마는 내가 키우는 제나두는 엄마의 제나두에서 가지치기하여 나온 식물이니 작을 수밖에 없다며 위로하지만 이미 큰 제나두를 봐버린 나는 영양제를 꽂아가며 더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엄마 집은 영양제도 잘 안 꽂는데

정말 엄마 손은 약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산신령이 식물을 보살펴주는 것이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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