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의 나이, 주름
베란다 정원에서 키우는 식물 중 나와 함께한 시간이 제일 길기에 그만큼이나 아끼는 식물 중 하나이다.
몬스테라 Monstera는 monster에서 어원이 왔고 괴물 같은 번식, 생명력 때문에라고 알고 있었다. 또 다른 의미로는 처음 이 식물을 발견한 사람들이 잎이 괴상하게 생겼다 하여 비롯된 이름이라고 하니 식물은 알면 알수록 할머니가 전해주던 전래동화 같은 느낌이다.
할머니의 전래동화 마무리는 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이지만 동네마다 이야기 전개는 다른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몬스테라는 델리시오사로 구분되는데 이 안에서도 개체 수는 굉장히 많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몬스테라가 바로 우리 집에서 키우고 있는 몬스테라인데 이 몬스테라의 학명은 몬스테라 델리시오사 Monstera Deliciosa. 빛, 온도, 통풍만 좋으면 갈라진 잎과 구멍을 멋있게 내어주는 식물이다.
이렇게 멋진 잎과 구멍을 보고 왜 몬스터라 했을까?
성장 속도도 빨라 키우는 재미도 있다.
하나의 잎이 얼굴 두 개 합친 사이즈보다 더 커지다 보니 성장이 더딘 느낌이 있긴 하지만.
덩굴 식물답게 화분 벽을 타고 뿌리도 자라고,
새 잎을 준비하기 위해 몽글하게 맺혀있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몬스테라를 오래 키우다 보면 찢어진 잎, 구멍보다 더 멋있는 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이 주름이다.
이 주름은 몬스테라의 나이테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작고 여린 잎(ex. 찢어지지 않은 잎)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주름이다.
몬스테라 델리시오사는 나이가 들수록 구멍의 수도 많아지고 잎이 많이 갈라짐과 동시에 사진과 같이 나이가 들수록 연갈색 혹은 황토색의 주름이 잡혀있다. 갑자기 키가 컸을 때 척추 주변으로 살이 튼 모양이랄까? 가로 형태로 선을 그어놓은 느낌의 모습이다. 이는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종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하니 신기할 뿐이다. 같은 몬스테라인데도 이렇게 다르네.
이 주름을 계속해서 보고 있으니 나와 함께 꾸준히 성장해준 몬스테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늘 집, 작업실에서 업무 보느라 지쳐 있던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가드너의 길(아직 많이 부족하지만)로 인도해준 녀석이기에.
앞으로도 멋진 주름을 기대하며.
이번 여름 새 잎으로 또 만나자.
'pla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탁의 주인공은 고기 아닌 깻잎 (12) | 2020.07.06 |
---|---|
엄마 집엔 산신령이 사는 게 분명해 (21) | 2020.07.02 |
벤자민 고무나무 물꽂이 도전 (18) | 2020.07.01 |
엄마 직장에서 데려온 테이블 야자 (5) | 2020.06.30 |
립살리스 하얀 꽃이 피었다. (10) | 2020.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