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고 늘 식물이 잘 자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을 제대로 키우기 전엔 선인장을 식물 나라로 보내기도 했고, 최근엔 청양 고추와 깻잎은 몇 번이고 수확하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자랐지만 상추는 뿌리에 힘이 없어 식물 나라로 보내주기도 했다. 이번엔 삼각잎 아카시아가 아프다.
사상 엄궁 화훼단지에서 만난 이후로 늘 잘 자라기만 했던 삼각잎 아카시아는 반양지에서도 잘 자라는 아이라 긴 장마 속에서도 새 잎을 부지런히 내고 있던 식물 중 하나였다.
그러다 삼각잎 아카시아 주변에 거미줄도 아닌 것이 가지에 들러붙기 시작하길래 뭔가 싶어 손으로 툭 만졌는데 우두두 하며 삼각잎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장마 중에도 새 잎 나는 걸 보고 까다롭지 않은 아이구나 싶었는데 어떻게 하루아침 사이에 변할 수 있지?
이제 베란다에 햇빛이 길게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이 아이는 이 수 많은 잎을 떨어트린 걸까?
오히려 햇빛을 너무 많이 봤기에 잎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식물이 햇빛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긴 장마가 지나고 그동안 구름에 뒤덮여 우리 집 베란다에 햇빛이 어디까지 들어오는지 잊고 살았는데 방심한 사이 베란다에 너무 많은 햇빛과 함께 더위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화분이 갑자기 건조해짐으로 인해서 응애가 생긴 것이다.
다른 화분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유달리 삼각잎 아카시아가 건조함에 예민하게 반응한 듯하다. 급 변환 온도와 습도에도 적응하기 힘들었나 보다. 흙 자체가 건조하진 않았는데 공기 중 수분 부족뿐만 아니라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서 가지가 건조해졌으리라 생각된다.
잎이 떨어진 김에 가지 주변에 붙은 거미줄도 다 치워내고 가지 치기를 했다. 이후 삼각잎 아카시아는 그늘 있는 곳으로 위치를 옮겨주었고 건조하지 않게 가지 주변에 분무기를 뿌려주고 있다.
그나마 제일 최근에 자란 몇 개의 새 잎은 가지에 붙어 있으니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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