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잎, 한 잎 수채화로 그려 놓은 듯한 무늬 벤자민 고무나무는 고무나무 아니랄까 봐 날이 따뜻해지자 마자 풍성하게 자라기 시작했다.
풍성하게 자라는 잎에 비하여 나뭇가지는 얇았기 때문에 새로 나는 잎에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봐 내심 걱정되었다. 어느 날 나는 전지가위를 꺼내 들었고 사방으로 뻗어있는 가지를 자르기 시작했다.
가지치기가 목적이라 가지를 자르기 시작했는데 막상 많은 양의 가지가 잘린 것을 보니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미 바로크 고무나무 수경재배를 성공한 시기라 무늬 벤자민 고무나무도 수경재배를 해볼까? 싶어 가지치기한 가지 중 예쁜 가지 두 개를 골라 물에 꽂아두었다.
그러자 나뭇가지 주변으로 쌀알 같은 하얀 점들이 맺히기 시작했다.
바로 쌀알 같은 부분에서 뿌리가 자라기 때문에 벤자민 고무나무 수경재배 역시 성공하리라 생각하며 뿌리가 내리기만을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약 한 달이 지나니 뿌리가 풍성해졌다. 하지만 마땅한 화분이 없었기에 물에 담아 둔 상태로 보름을 더 보내었다.
어느 날 흙갈이를 해주면서 식물끼리 화분을 교체해주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작은 화분이 하나 비어 벤자민 고무나무를 심어주면 되겠다 생각되었다. 유리병에서 꺼내어보니 생각보다 뿌리가 작게 느껴져 당황하긴 했지만 작은 화분에 심기엔 무리 없는 뿌리의 양이였다. 빼곡하게 뿌리를 내린 것 보니 마치 수염 같아 웃음이 나왔다.
작은 화분에 마사토를 깔고, 흙을 뿌리고 커피 찌꺼기를 함께 섞어 주었다.
커피 찌꺼기는 햇빛에 충분히 말린 뒤 흙과 비율을 잘 맞추어주어야한다. 햇빛에 충분히 말리지 않는다면 곰팡이가 생기기 때문에 식물 성장에 영향을 끼쳐 식물 나라로 떠나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에 소금을 뿌리듯 손 꼬집으로 조금씩 뿌리며 화분 심기를 마쳤다.
손바닥에 폭 들어오는 작은 화분에 옮겨주니 이제야 마음이 놓였다. 수경 재배로 키울 수 있는 식물이라 할지라도 물에서 키우는 것보다 흙에서 키우는 게 더 건강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새 잎을 보이고 있진 않지만 화분에 적응이 된다면 남은 여름 동안 새 잎을 신나게 내어주지 않을까?
이렇게 또 고무나무 수경재배에 성공했다.
식물 하나를 잘 키워 이렇게 번식시키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음엔 어떤 식물을 번식 시켜볼까 고민하며 베란다 정원을 둘러본다.
바로크 벤자민 고무나무 수경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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