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긴 장마가 지나고 베란다 안으로 오랜만에 뜨거운 햇빛이 들어와 즐거웠던 나는 삼각잎 아카시아를 보는 순간 좌절했다. 나는 오랜만에 빛을 봐 너무 좋았는데 장마에도 새 잎을 내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잎이 말라 우드득 떨어져 버렸으니 말이다.
그렇게 삼각잎 아카시아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상태다.
봄이 되면 노란 꽃을 피우겠단 생각에 새 잎이 날 때마다 콧노래를 부르며 예뻐해 주고 가지치기도 곧 잘해주었다. 하지만 우두두 떨어진 삼각잎 아카시아를 보자 노란 꽃을 보기도 전에 운명을 다하진 않을까 걱정되었다.
이 햇빛이 계속된다면 컨디션 조절하여 키워보겠지만 내일이면 또다시 태풍 바비가 찾아 올 예정이기 때문에 날씨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이니 골치였다. 이러다 정말 식물나라로 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흙갈이를 시작했다.
꼭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식물은 식물이 성장했을 때 분갈이를 해주는 것 외에도 어느 시기마다 흙갈이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한 화분에서 오래 키우게 될 경우 약해지거나 건강하게 자랄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분갈이 흙은 시간이 지날수록 본연의 성질을 잃고 딱딱해지거나 배수가 불량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모든 조건이 식물에게 맞음에도 불구하고 새 잎을 내지 않는다면 흙갈이를 해줄 시기가 되진 않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삼각잎 아카시아는 위의 상황은 아니었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이 최선이기에 흙갈이 화분에서 꺼내어 뿌리 주변에 흙을 털어내고 흙갈이를 준비했다.
응애로 인하여 수많은 잎이 떨어졌지만 혹시 또 다른 벌레가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비오킬을 꺼내어 뿌리 주변으로 뿌려준 뒤 늘 그렇듯 마사토를 깔고 새로운 배양토를 이용하여 화분에 심어주었다.
위의 가지를 조금 더 잘라내고 영양제를 흙 위로 뿌려주었다. 사실 이 방법으로 삼각잎 아카시아가 자라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말했듯 내가 삼각잎 아카시아에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이기에 얼마 남지 않은 배양토를 탈탈 털어 흙갈이를 마쳤다.
언젠가 새 잎이 난다면 새로운 기록을 하겠지만
새로운 소식이 없다면 이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삼각잎 아카시아는 식물 나라로 보내주었다 생각하면 돼요.. 마지막 포스팅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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