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보다 더 초록빛 가득해진 할머니 집.
코로나19 이후 산책도 잘 나가지 않은 탓에 근육도 많이 없어져 집안일도 예전처럼 하지 못하시지만 그 와중 열심히 하는 건 노메(본가의 강아지, 폼피츠)에게 밥과 간식 주는 일. 그리고 베란다 정원을 가꾸는 일이다.
내가 수경 재배(물꽂이)한 무늬 벤자민 고무나무도 보이고 아주 작게 바로크 벤자민 고무나무도 보인다.
할머니는 매번 풍성하게 키우지 않고 가지치기 하여 본인한테 나누어주는 것이 이해안간다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키우시는데 어떻게 안 드릴 수가 있는가.
늘 의심스러웠던 산신령은 바로 할머니였다.
할머니가 열심히 물 주고 환기 시켜주는 덕에 건강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
사무실 준비 핑계로 집에 있는 화분들을 제대로 가꾸지 못해 초록 나라 보낸 화분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제나두가 포함된다. 나라고 늘 식물을 잘 키우는 것은 아니다. 내 컨디션 난조와 날씨의 요상함이 맞아 떨어지면 한눈 판 사이 식물들이 병들곤 한다.
제나두가 죽었단 소식을 전하며 엄마한테 '몇 줄기 좀 다시 주면 안 돼요? 베란다에 있는거 잘 자라잖아요'라고 뻔뻔하게 말했는데 할머니는 즐거워하며 화분이고 흙이고 다 퍼 줄 기세였다.
할머니 집에서 우리 집 몬스테라 급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식물 역시 제나두다.
보낸 식물에겐 미안하지만 리필(?)할 수 있는 할머니의 정원이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한 줄기는 안 예쁘다며 두 줄기 심어 준 할머니.
식물을 공유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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